에쓰오일 폭발사고, 무리한 이윤 추구가 근본 원인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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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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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 폭발사고, 무리한 이윤 추구가 근본 원인이었나
“최근 비숙련인력 인사이동…하청에 원청 업무 떠넘겨 안전 걱정돼”
시운전 중 사고? 현장작업자 증언 달라…“위험 시 대피공간도 없어”
플랜트노조 울산지부 “이윤에 눈 멀어 무리한 보수작업 진행됐다”
【투데이신문 홍기원 기자】 에쓰오일(S-OIL) 울산시 온산공장 폭발사고의 근본적 원인이 회사의 이윤만을 쫓는 경영에 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폭발사건이 일어나기 직전 진행된 인사이동에서 사고가 발생한 부서에 비숙련인력이 배치됐다는 주장도 나와 사고원인 조사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국플랜트건설노조 울산지부는 지난 25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에쓰오일 폭발사고 규탄 및 책임자 처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제공=전국플랜트건설노조 울산지부]
30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 온산공장 폭발사고에 대한 진상 규명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고현장 합동 감식조차 2차 사고 우려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전이 확실히 담보되기 전까지는 사고현장 접근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에쓰오일 안팎에서는 폭발사고 직후부터 회사의 소통없는 일방적인 경영과 무리한 이윤 추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에는 한 에쓰오일 직원이 “일각에선 터질 게 터졌다고 한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회사의 정책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소통하지 않는 행태에서 비롯되는 것이 크다”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 익명의 제보자는 본보에 “지난달 4일 인사이동이 있었는데 제품운영팀의 한 전문가가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부서로 옮겼다. 기존과 전혀 다른 업무를 맡게 됐는데 사고당일 이 직원도 야간조 근무를 한 걸로 알고 있다”면서 “그 외에도 많은 인력이 이번 인사이동 때 본인업무와 관계없는 부서로 이동했다”고 귀띔했다.
이 제보자는 “기름을 이송하는 수송팀은 하청으로 넘기고 육상출하에서 하청을 관리감독하면서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 수송팀은 휘발성이 높은 휘발유나 항공유 등을 취급해 통상 경력자를 채용해 지금까지 안전하게 운영했는데 걱정이다”라며 “원래 여기서 근무하던 베테랑은 지금까지의 업무와 큰 연관이 없는 정유팀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사정을 전했다.
원청이 맡은 업무를 하청업체에 넘기고 신규인력을 채용하지 않는 대신 인사이동으로 부족한 인력을 메우면서 안전에 구멍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 제보자는 “사상최대 흑자를 냈으면서도 신규인력은 보충하지 않고 원청업무는 하도급으로 넘기는 등 안전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에쓰오일을 꼬집었다.
최근 정유업계는 정제마진이 급등하면서 호실적을 올리고 있다. 에쓰오일도 올해 1분기에만 1조331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분기 역시 정제마진 강세가 지속되면서 호실적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운전 중 폭발사고가 발생했다는 에쓰오일의 설명과는 다른 현장 증언도 나오고 있다. 앞서 에쓰오일은 지난 20일 후세인 알-카타니 대표이사가 발표한 사과문에서 “휘발유 첨가제 제조시설의 보수 작업 과정에서 시운전 중 콤프레셔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울산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결성한 중대재해 없는 울산만들기 운동본부는 24일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장 작업자들은 시운전 중 밸브가 작동하지 않아 정비작업을 하던 중 가스가 누출돼 사고가 발생했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운동본부는 “작업자들은 갑자기 가스가 누출된 것은 탱크 내부 압력이 높아져 자동으로 가스가 역류했거나 원하청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컨트롤룸에서 가스 공급 장치를 가동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위험작엄임에도 작업현장에는 원청 에쓰오일의 작업관리자도 없었고 작업자들이 위험 시 대피할 공간도 확보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이번 폭발사고로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는데 이 중 하청노동자는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당했다. 운동본부는 “에쓰오일이 최처가낙찰제로 정비업체를 선정하면서 하청업체는 이윤을 짜내기 위해 노동자 수를 줄이거나 공기를 단축하는 등 노동강도를 높이고 있다”라며 “이로 인해 노동자들은 위험한 작업에 내몰리게 됐다”고 비판했다.
전국플랜트건설노조 울산지부도 다음날인 25일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에쓰오일 폭발사고는 이윤에 눈이 먼 기업 살인이다”라고 규정했다. 플랜트노조 울산지부는 “하청업체 소장들의 증언에 의하면 에쓰오일은 이번 정기보수에서 안전을 확보하는 노력보다 이윤 추구에 눈이 먼 모습을 보였다”라며 “에쓰오일의 무리한 정기보수 작업은 공장 가동시간을 늘려 이윤을 남기고자 하는 욕심”이라고 지적했다.
플랜트노조 울산지부는 “폭발사고에 투입된 하청업체는 20인치 배관까지 계약했는데 24인치 배관작업을 지시했다고 하며 원청의 교대시간 인수인계가 제대로 되지 못한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며 명확한 원인규명과 사업주 및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또 “에쓰오일은 사고가 난 다음날인 20일 사고지점 옆 공정에 노동자들을 투입시켰다. 아직 불길이 잡히지 않은 화학공장에 아무 안전대책없이 하청노동자를 투입시킨 것”이라며 “에쓰오일은 전 공장 안전점검부터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본보는 에쓰오일에 제보자의 주장을 바탕으로 지난달 있었던 인사이동에 관해 수차례 질의했으나 공식적인 답변은 받을 수 없었다. 다만 에쓰오일 관계자는 “사고 원인은 공식적인 조사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라며 “관계당국의 조사를 앞두고 있어 미리 앞서 말하기 어려운 사안이다”라고 말을 아꼈다.
출처 : 투데이신문(http://www.ntoday.co.kr)
2022.05.30